샌디에고에서 테네시로 이주 하면서 찍은 사진들과 함께 여행 후기도 올려도 하는데
사진 찾아 편집하는 것이 좀 귀찮아 지더군요. 정말 사진을 너무 많이 찍었어요.ㅎㅎ
애들 재우고 남편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내가 왜 이 남자랑 결혼했지 하고 스스로 묻게 되었고 그 이유가 엉뚱하기도 해서 올려봅니다.
저는 20대 시절에 연애 경험이 없답니다. 연애를 안했으니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해서 장학금이라
탔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학부시절엔 장학금도 못받았습니다.
그저 초중학교 동창 여자 친구들 만나서 밥먹고 커피 마시고 집에 와서는 남동생 하고 바둑두고
야구중계 하는 날이면 집에 박혀서 야구 보는 것이 제 생활의 전부였습니다.
20대 후반 주변 어른들 걱정도 있고 해서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을 갖게 되었고
소개팅이나 선을 부탁하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그런 기회도 점점 줄어들고...
대학원생 시절 도서관에서 쪽지 건네준 남자들이라도 만나볼 걸 하는 후회가 들더군요.
나는 아직 젊다 어리다 생각하고 살았지만 주변 시선은 그저 쓸데없이 공부 많이 한 노처녀에 불과 했지요.
월드컵을 전후로 부산에서 열린 각종 국제행사에 참여하면서 지금의 남편을 소개 받았는데
소개해주신 아주머니 말씀이 '
"나이도 찼는데 남자친구도 없고....딱해 보여서 그래."
많이 비참했지만 외국 사람들은 나이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만나보기로 했답니다.
그 무렵, 뉴질랜드에서 온 한 청년도 저를 쫓아 다녔는데 지금의 남편까지 두 외국남자가 대시를 해왔답니다.
둘다 한국 정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한국 음식도 잘 먹었는데 어떻게 고를까 고민을 했답니다.
사실 6대 4로 남편 쪽으로 약간 기울고 있었지만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 이유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면
메이저 리그 야구를 직관할 수도 있겠다 하는 것이었지요.
요즘 류현진 선수 덕분에 다시 다저스 팬이 되어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데 남편 한테는 솔직히 말못하지만
메이저리그 경기를 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결혼을 결심한 이유도 있습니다.
뭐, 더 솔직한 이유는 한국에서는 아무도 저를 지금의 남편 만큼 좋아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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