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온 친구 하이디....저와 피부색이 다른데 친해진 유일한 친구랍니다.
제가 아사아계 친구들과만 소통한 이유는 정서나 문화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하이디가 가진 정서가 상당히 동양적이어서 저와 친해지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이디는 한쪽 눈이 태어날 때 부터 보이지 않아서 살아가면서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을텐데
정작 본인은 3D영화를 즐길 수 없는 것 빼곤 괜찮다고 생각하는 긍적적인 마인드를 가졌답니다.
운전을 할 수 있지만 주로 집 주변 도로를 이용할 때만 하고 고속도로 운전은 아주 힘들어 했답니다.
남편이 출장 중일 때 부득이하게 고속도로 운전을 해야 했는데 자신이 없으니
저 한테 자신의 차를 대신 운전해줄 수 있냐고 묻더군요.
한달 전에 산 새차를 제가 몰다가 사고라도 나면 감당하기 곤란한 일이 생기니
에스코트 해줄테니 제 차를 따라오라고 했답니다.
처음엔 하이디가 잘 따라왔는데 저는 시속 60정도로 달리고 하이디는
50정도로 달리니 우리 두 차 사이에 다른 차가 끼어들어서 그만 하이디를 놓치고 말았답니다.
저는 평소 70~80 사이로 달리다가 60정도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하이디가 시속 50으로 달릴 줄을 생각도 못했답니다.
다른 친구의 도움으로 목적지에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하이디한테 제가 말했습니다.
"하이디 고속도로에서 50이하로 달리는 건 너무 위험해....그러니 스피드를 좀 더 올려야 해."
그랬더니 하이디가 " 난 한쪽 눈이 보이지 않잖아. 그러니까 그건 나한테 너무 무리야."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걸 알았지만 제가 친구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 그 불편함을 이해 못했던 것 같았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이디를 다시 에스코트 했는데 작정하고 스피드를 50이하로 달렸습니다.
그냥 그렇게 달리면 다른차들이 빵빵거릴테니 비상등을 켰습니다.
뒤따라오던 하이디도 저를 따라 비상등을 켰습니다.
우리 두차 사이 간격이 한 40여미터 쯤 거리를 두고 달렸는데 비상등 덕분인지
어느 누구도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지 않았답니다.
15분 걸리는 거리를 20여분 이상 걸려서 도착했지만 친구를 실수없이 에스코트 해주었기에
정말 기뻤답니다.
집 주변 도로에서 한쪽눈을 가린 채 운전해보니 정말 시야가 좁았고 차선 변경시 정말 제대로 보기 힘들었답니다.
왼쪽 눈이 안보이는 하이디에겐 정말 더 힘들었을 것 같았답니다.
하이디에게 조언해주었답니다.
"다음에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일이 생기면 비상등을 켜고 운전을 해.
그럼 누구도 너한테 느리다고 불평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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