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America

미국 초등학교의 숙제

모닝뷰 2013. 3. 2. 16:22

 

요즘 아이들 학교 행사가 많은데 선생님께서 봉사를 부탁하시니 안갈 수도 없고....

좀 빠져보려 해도 명분도 없고 해서 그냥 갔다 오는데 정말 피곤해서

블로그 하기도 힘들 정도랍니다.

 

지나반 아이들 엄마들 절반 가까이 직장맘이고 직장에 안다니는 엄마들 중

대다수는 임신초기 이거나 만삭이신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월,화요일은 저도 쏘잉 배우러 학교에 가지만 아이들 학교 행사는 주로 목,금에 있고....에휴 ㅠㅠ

 

2013년 3월 1일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 랍니다.

100일 이라고 학교에서는 학교발전과 아이들 간식을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기부금을 원하는

눈에 띄는 칼라 전단지를 아이들 편에 보내왔더군요.

 

무엇이든 100가지를 붙여서 장식해 오는 것도 숙제 중 하나였습니다.

동전 100개, 단추 100개 붙여오거나 나뭇잎 100개를 붙여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딸내미 숙제에 정성을 다해보자...하는 심정으로 칼라 색종이를 사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지나가 동참해서 나비도 그리고 했는데 혜나가 거들어 주니 진도가 안나가서 애들 재우고 혼자서....

 

저녁 9시 부터 밤 12시까지 꼬박 세시간이 걸렸습니다.

무조건 붙이다 보니 나중엔 100마리가 훌쩍 넘어서 간격 맞춰가면서

떼어내는 것도 힘들었네요.

 

학교 교문을 들어설 때 교장 선생님이 이쁘다고 탄성을 지르면서 칭찬해주셨는데

감사하단 인사를 하고 지나 교실로 뛰어갔거든요.늦을까봐....

절 따라 오셨더군요. 어떤 반 엄마인지 궁금했다고....

요즘 도서관 내벽에 엄마들이 벽화를 그리고 있던데 저한테 시킬까봐 완전 쫄았습니다.

 

 

숙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100일을 기념하는 의미로

100살 된 할머니 분장을 해오라는 겁니다.

페이스 페인팅 사서 머리에 흰물감 바르고 갈색으로 대충 주름도 그려주고....

지나가 하는 말이 자기 이가 세개 빠졌으니 입 벌리고 웃으면 진짜 100살 된 할머니가 된답니다.

 

이쁜 지나를 이렇게 분장해서 보내니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드네요.

이만하면 충분한데 지나는 지팡이 만들어 달라고 아침부터 조릅니다.

 

정말 피곤해서 입안이 다 헐었습니다.

직장 구했다고 뻥이라도 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