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들...

험난했던 한국 방문기

모닝뷰 2012. 4. 29. 18:34

 

 올해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데 한국으로 가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도 즐겁기보다

이번 방문엔 어떤 파란만장한 일들로 고생을 할까 걱정부터 앞선다.

4년 전 지나가 13개월 이었을 때 한국을 방문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보통 힘들었던 기억들도 잊혀지기 마련인데

내 경우 그런 여행은 두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었기에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질 않는다.

 

LA에 살던 2008년 1월 30일 한국행 티켓을 가지고 지나와 함께'노스웨스트 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값을 아끼는 방법을 아신다며 시어머니께서 대신 구해주신 표였는데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서 가는 거였다.

좌석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비행 전에 비행기 결함을 발견했는데 안전운항을 위해 고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몇번의 안내방송이 더 나왔는데 정확히 5시간 후에 비행기는 출발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도착 직전에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러시아와 일본으로 환승해 갈 승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으로 갈 승객은 내려서 빨리 뛰면 탈 수도 있을 거라고 한다.

 

한국에서 입을 무거운 자켓도 입었고 무거운 가방도 맸었다. 거기에 13개월 된 지나 유모차도 끌었으니 내가 아무리 뛰어도

빨리 걷는 사람 정도였는데 한국행 비행기 쪽으로 가보니 벌써 비행기는 출발중이었다.

다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창구 쪽으로 갔는데 내가 놓친 그 시간대 이후로 모든 비행기는 허리케인 때문에 비행이 취소 되었다.

갑자기 지나가 심하게 울었는데 공항 매니저는 내가 힘들어 보인다며 호텔 숙박권을 주었다.원래 날씨문제로 인한 결항은

공항에서 책임지지 않는데 나에게 특별히 주는 거라고 했다.그땐 고맙다고 하면서 받았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내 경우는

비행기 고장으로 인해서 못탄 거니까 당연히 공짜 숙박권을 받는게 맞았던 거다.

 

다음 날, 한국행 비행기를 타러 갔더니 직항은 없고 일본 나리타를 거쳐서 한국 인천으로 가는 거라고 한다. 그래도 좋다며 탔다.

비행기 안에서 지나가 잠도 안자고 울었다. 온몸엔 붉은 반점이 나기 시작했다. 승객의 50% 이상이 일본인들이었는데 조용히

이어폰을 꺼내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부산이 친정인데 인천가서 다시 부산으로 가는게 왠지 더 멀게 느껴졌다.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가 없는지 아시아나 항공에 물어봤다. 노스웨스트와 제휴 항공사 였기에.....

하루에 두 번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는데 마지막 비행기가 10분 전에 출발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인천행 비행기에 탔다.

인천 도착 후 서울가서 KTX를 타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인천공항 도착 시간은 거의 밤 12시..... 서울 가도 KTX는 못탄다고 한다.

인천공항 앞 호텔에서 또 다시 일박을 했다. 엄청 비싼 호텔에서 5시간만 자고 나왔다.김포공항으로 가서 김해공항으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탔다.

 

천신만고 끝에 부산집으로 갔는데 오전 9시....현관문이 잠겼다. 경비실에 열쇠 맡기라고 동생한테 얘기했는데 가보니 열쇠가 없다.

왜 열쇠를 안맡겼냐고 동생한테 전화 걸어서 물었다. 동생의 말이 2월 1일 날 온다더니 안오고 연락도 안돼서 안오는 줄 알았단다.

날짜를 보니 2월 3일이다. 가족들이 돌아올 때까지 현관앞 계단에서 지나를 안고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