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터 이곳 샌디에고 도심에선 구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 이전 해에는 주로 사회의 소외계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노숙을 하고 도로 중심
중앙분리대에 서서 구걸을 하는 모습을 주로 봐왔는데
최근엔 한참 일할 젊은이들이 구걸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런지
꽤 충격적이었답니다.
올 2월 미국의 실업률이 8.3% 라고 하는데 청년 실업률은 그보다 더 높다고 합니다.
몇년 전에 거리에 나와 구걸하는 사람들이 든 종이 조각엔 'Broke'(파산)이라는 단어가
많이 띄였는데 요즘엔 '일자리를 구한다' ,'일어설 수 있게 도와달라'는 문구가 많이 보이네요.
어제 운전 중 신호대기에 걸려서 본 20대의 젊은 청년은 정말 미국 경제가 심각한
수준이구나 하고 느꼈을 정도 였습니다.
벌써 많은 고통을 감당해 냈을 것으로 보일 정도로 수심과 상념에 사로잡힌 얼굴을 한
청년이 사람들에게 '도와달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박스를 들고 신호대기 중인
운전자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할리우두 배우 뺨치게 잘 생긴 남자가 왜 저러고 있을까 부터 해서
뭔가 말못할 사정이 있었겠지 하는 추측도 해보고
문제는 이런 청년들이 한둘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바닥까지 떨어져 버리면 직장을 다시 잡을 기회조차 가질 수 없으니까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자금이 필요하겠지만 구걸로 그것이 충당될 수 없음을
본인이 더 잘 알기에 구걸에 나선 얼굴에서 그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청년 실업이 줄기 위해선 경제가 빨리 회복되어야 하는데 한참 일할 청년들이
돈을 써야 경기도 회복될텐데 지금으로선 악순환의 연속이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을 하고 있다 하는데 그런 노력들이 성과를 보이기까지
최소 4~5년이 걸린다 하니 당분간 구걸하는 청년들은 더 늘어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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