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무서운 꿈을 꾸고 깬 아침이었어요.
너무 생생한 꿈이라 기분이 하루종일 안좋았답니다.
지난 번 살던 동네에서 아는 언니가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 실려갔다 오고
그 뒤로 거동을 못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들을 보냈다는 얘기가 갑자기 떠오르더군요.
그 언니의 안부를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서 또다른 언니에게
전화를 했답니다.
'언니, 그 언니 연락이 통 안되네요.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죠?' 했더니
'그 언니 지금 감옥에 있어. 딸 케이시가 죽었어.' 언니가 마흔이 넘은 나이에 얻은
외동딸이라 애지중지 하면서 키웠던 사실을 아는 내겐 엄청난 충격이었답니다.
거동을 못할 정도로 아이 키우기가 힘에 부치고 내가 먼저 떠나면 남겨진 아이의
인생은 어찌될까 고민하다가 아이를 그만 .....언니 스스로도 목숨을 끊고자 자해를
시도했지만 언니는 살아남고 결국 아이만 떠났다는 군요.
이곳 뉴스에 몇 번 나왔다고 하는데 전 TV를 안보고 사니 그런 소식도 모르고 있었어요.
우울증이 있었다곤 하나 그게 살인죄를 저지른 언니에게 정상 참작의 요인이 될 수도 없고
남편과 시댁에서 조차 언니를 포기한 상태라고 하네요.
한국의 가족들에겐 알리길 원치 않아서 가족들도 모르는 상태이고....
우리나라와 달리 존속이든 비속이든 살인죄는 동등하게 처벌하는 미국이라 언니의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텐데 눈을 뜨고 있어도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참 답답한 심정입니다.
이제 막 10살이 된 케이시의 해맑게 웃던 모습이 자꾸만 연상되고 딸아이의 장래를 위해
사립학교를 고집하던 언니....얼마나 사랑했으면 같이 데려가려고 했을까......그래도
아이를 어린 딸아이를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가슴이 먹먹합니다.
케이시가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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