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친구 미사토가 일본으로 떠난지 정확히 한달이 되었네요.
2년 반 동안 참 정이 많이 들었는데......
한달 전, 일본으로 떠나기 몇 주 전부터 어찌나 허전하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지
미사토를 위해 차린 상차림을 올리는 것도 저한테는 힘든 일이었답니다.
지금도 예전 생각에 눈물이 다 납니다.
제가 요리를 참 못합니다. 그나마 이정도로 할 수 있는 것도 일본친구들이
맛있게 먹어주니까 나름 분발하게 된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미사토는 아직 어린 20대 후반인데 딸이 셋이랍니다.
평소에 힘들어 하던 일을 떠올려 보니 식당에서 애들 데리고 밥먹는 거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가기 전에 미사토가 좋아했던 한식을 맘껏 먹을 수 있게
또, 식당에 가지 않고 편히 저희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3일 동안 대접한 음식들이랍니다.
미사토가 제일 좋아한 음식 중 하나가 소갈비 구이.....
양념비법은 부모님께서 갈비집 하는 한국인 동생 베키에게 받은 것인데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었답니다.
미사토도 전에 저에게 갈비 양념을 물었는데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했는데
이날 미사토에게 가르쳐 주었답니다. 베키...미안해.^^
고깃집에서 나오는 샐러드 준비하구요. 김치며 밑반찬 몇가지도 준비했었답니다.
새우튀김은 코스코에서 다 만들어진 거 사서 오븐에 구워서 냈답니다.
요리할 시간의 대부분을 청소하는데 써버려서 말이죠.
여기까지 첫날 차린 음식인데 미사토 가족이 오고 미사토 남편은 운동하러 간다고 그냥 가는 겁니다.
제가 주로 김밥을 자주 만드니까 또 김밥 만든 줄 알고....미사토 남편은 김을 못먹거든요.
미사토가 상차린 거 보더니 남편을 빨리 불러 세우고 들어오라 했는데 미사토 남편이
들어와서 보더니 다이어트 포기하고 다 먹고 갔답니다.ㅎㅎ
둘째 날은 미사토가 비행기 타기 전 들릴 곳이 많다고 해서 김밥 6줄을 정성껏 싸서
주었답니다. 미사토 딸들도 제 김밥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마지막 날은 닭갈비와 잡채를 준비했어요.닭갈비 사진은 못 찍었네요.
미사토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는 준비 못했지만 신김치를 반찬으로 준비해서
미사토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 5가지는 다 맛보고 갈 수 있게끔 했답니다.
미사토가 제가 한국으로 가면 저 만나러 온다고 합니다.
한국 화장품 팬인데 한국가서 직접 골라보고 싶기도 하다네요.
엊그제 부재중 전화가 왔었는데 음성 메세지로 일본집에 인터넷이 설치돼서
이제 자주 연락할 수 있게 됐다고....
여동생이 없는 저에게 미사토는 친여동생 처럼 따스한 친구랍니다.
미사토가 떠나기 전날 저에게 많은 걸 주고 갔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호신용 호출기 랍니다. 남편 출장이 잦은 저에게 혼자 애들하고 있을 때
도둑이라도 들면 사용하라고....ㅎㅎ
근데 정말 그게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밤에도 별로 무섭지 않네요.
정말 감동 많이 받았어요.
"미사토....우리 한국에서 만나면 내가 진짜 맛있는 한국음식 많이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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