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America

지나치게 친절한 일본친구 이럴 때 불편하다.

모닝뷰 2011. 10. 26. 18:59

 일본인 친구가 있습니다.  여러명의 일본인들을 만나다 보니 일본인들은 이렇구나

이럴 때 일본인들은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많이 느끼게 됩니다.

 

남의 집에서 식사 초대 후 꼭 물걸레로 바닥을 윤이 나게 닦고 원래 집 상태보다

더 깨끗이 해놓는 친구.....그래서 옆에서 적당히 치우고 엎드려 물걸레질 하지 않은

저는 순식간에 민첩하지 못하며 남에게 예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친구....너무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우리 속담도 떠오르는 일본친구 '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또 다른 친구 '을'이 몇달 전에 이사를 왔습니다. 착한 일본 여성의 이미지 그대로 남에게

폐를 끼칠 줄 모르는 을은 갑과 비슷하지만 모든 행동이나 말에 진심이 담겨 있어서

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은 편한 사람이었습니다.

네 번의 식사와 두 번의 일상적인 만남을 가지면서도 그녀의 전화 번호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웃이라 자주 마주쳐서 굳이 전화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을'의 식사 초대를 받고 난 뒤에 고마웠다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은 맘에 '갑'에게 '을'의

전화 번호를 물었습니다.

'갑'은 문자로 저에게 메세지를 보내왔습니다. 영어로 보낸 것을 번역해 올리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 먼저 그녀의 허가(허락)을 받은 후에 그녀가 괜찮다고 하면 내가 전화번호를

알려 줄게"."나는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고 싶기 때문이야."

그리고  다섯시간 후에 '을'의 전화번호를 문자로 보내왔습니다. 물론 늦은 저녁에 도착한 문자여서

을에게는 당일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일본 친구에게 이런 부탁을 했을 때 보통 핸드폰에 저장이 돼 있지 않으니 찾아보고

알려주겠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제 느낌으로 전화번호를 줘도 되겠느냐고 상대에게 물어보느라

대는 핑계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그 정도는 충분히 이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갑'은 너무 예의 바른 척 한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을'과 저는 벌써 여섯 번을 만났고 꽤 친한 상태인데 .....한국 친구들 같으면 그냥 알려주었겠지요.

물론 이곳이 미국이라 저는 상대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합니다만 굳이 저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필요가 있었냐는 것입니다.

 

다섯 시간 후에 알려줄 것이면 그 사이에 '을'에게 혼자서 물어보고 나중에 저한테 알려주면 되지

왜 이런 글을 문자로 보내왔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답 문자를 기다리는 다섯 시간 동안 혹시라도 '을'이 전화번호 주는 거 싫어한다고 해서 연락이

안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그 동안 '갑'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불쾌했던 상황이 몇 번 있었는데 그것들까지 누적이 돼서

제 맘이 불편해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남편에게 '갑'의 문자를 보여주면서 어떠냐고 물으니 'Being over polite' 라고 하네요.

굳이 이런 문자를 보낼 것 까진 없는데....표현도 상대에겐 예의를 갖추었으나 당신 입장에선

불쾌했겠다. 하지만 자주 볼 친구니까 이해하도록 해라 였습니다.

정말 너무 친절한 일본친구 이럴 땐 참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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