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America

지진 대비용품을 정전시에 요긴하게 사용하다

모닝뷰 2011. 9. 10. 13:51

 어제 오후 3시 30분 이곳 샌디에고에 정전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한두시간 정도의 정전은 경험했지만 12시간 동안의 긴 정전은 처음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샌디에고를 포함한 꽤 넓은 지역과 애리조나 주 텍사스 주가 정전이었다 하니

더운 여름 전기사용량이 급증하여서 일어난 일로 보여집니다.

 

저는 애들 데리고 레고랜드를 다녀온 뒤 피곤해서 아이들과 낮잠을 잤어요. 씰링팬(천장부착 선풍기)을

약하게 가동했었는데 너무 더워서 깨보니 꺼져 있는 것입니다. 다시켜도 켜지지 않아서 정전이구나 싶었답니다.

이웃 일본인 친구들 한테 핸드폰으로 걸었는데 연결이 잘 안됩니다. 문자가 두통 왔는데 정전인데 괜찮냐는

내용이었습니다.

 

해가 지기전에 애들 깨워서 목욕 시키고 침착하게 필요한 것들을 창고에서 꺼내 왔습니다.

미국 서부는 날씨가 좋아서 태풍피해 같은 건 없는데 지진 취약지대라서 지진을 대비해 각가정마다 준비하는게 있습니다.

 

바로 비상용 라디오 랍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정전처럼 전력 공급이 중단되므로 재난 방송을 듣기 위해서 필요한 라디오 랍니다.

밧데리를 넣어서 사용하고 밧데리가 방전되면 왼쪽에 달린 손잡이를 계속 돌려주면 라디오 청취가 가능합니다.

또, 라이터(플레쉬)의 역활과 핸드폰 충전의 기능도 있어서 비상시에 가장 큰 역할을 해준답니다.

 

정전이 되고 나니 사방이 온통 암흑천지로 변화고 소리마져 없으니 애들이 무서워 했는데

라디오로 음악을 틀어주니 애들이 곧 안정을 되찾고 자기들이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찾아서 놀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창고에서 꺼내온 양초랜턴이랍니다. 양초를 꺼내 불을 켜두면 불이 날 걱정도

해야 하는데 이 랜턴속에 초를 켜두면 좀 더 안전하겠지요.

 

 

그리고, 집안 이곳저곳 다닐때 필요한 작은 손잡이 후레쉬 라이터랍니다.

이게 밧데리 두개가 들어가는 건데 하나만 있어서 일본친구한테 전화했더니 자기는 라이터 두개가

있으니 한개만 쓰고 밧데리 하나를 저한테 주겠다고 해서 감동받았답니다.

그 친구는 양초가 없었는데 저희집에 충분히 많아서 나눠 쓰구요.

 

밖을 보니 자동차 불빛이 보일 뿐 암흑천지 입니다. 여름이라 냉면 먹을 때 넣는다고 달걀을 5개 삶아뒀는데

그걸 꺼내와서 빵과 함께 아이들 저녁식사로 대신했습니다.

평소에 500ml 물을 박스로 사두는데 물과 함께 불 없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을 준비해두는 것도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진 밝기를 조절했는데 이것보다 훨씬 어두었습니다. 양초와 후레시 라이터를 켜두고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밖에 소방차와 앰뷸런스 지나가는 소리가 크게 자주 들립니다.

라디오에선 지금 많은 사람들이 앨리베이터에 갖히거나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여서

911으로 전화를 건다고 합니다. 정말 응급 상황일 경우만 전화를 걸어서

꼭 필요한 상황에 출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기 공급이 들어올 때를 대비해서 전기 콘센트는 다 뽑아둬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네요.

갑자기 동시에 전기가 들어오면 과부하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전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더 느끼는 밤이었습니다.

전기는 정전된지 꼭 12시간 만인 새벽 3시 30분에 들어왔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