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이들 데리고 공원 안에 있는 놀이터에 다녀왔답니다.
아직 이곳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반소매에 반바지 차림의 사람들이 많더군요.
딸아이들 노는거 지켜보고 있는데 한 미국여성이 동양 남자아이를 데려와서 아이를 놀게하고
그 여성은 근처에서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이 여성이 남자아이를 입양했겠구나 싶었는데 아이를 응시하는 눈빛이나 조그마한 위험요소라도
보이면 당장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등의 행동으로 봤을 때 직업상 아이를 돌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먼저 'Hello' 하면서 인사를 건네는 걸로 봐서 성격도 좋아보여서 궁금한 것을 물어봐도
되겠다 싶었어요. 친근한 작은눈의 아이가 분명 한중일 삼국 중 하나의 나라에서 온 아이임에는
틀림없어 보였거든요.
"실례지만 이 아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했더니 "한국에서 입양된 아이랍니다."라고 하네요.
너무 반가워서 저도 한국인이에요. 했더니 그 여성분도 반갑게 인사해주었답니다.
제 예상대로 이 여성은 낮시간에 아이를 돌보는 보모였구요.
아이의 부모가 아이를 많이 이뻐해주냐고 물어볼려다가 실례가 되는 질문일 것 같아서 돌려서 물었답니다.
아이가 해맑은 미소를 가진 것으로 봐서 부모님이 많이 이뻐해주시는 것 같네요. 했더니......
아이의 부모는 UC 샌디에고의 교수부부인데 공부하느라 임신과 출산의 시기를 놓쳐서 입양을 결정했는데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수업을 40% 정도 줄이고 일찍 집에 와서 아이와 함께 놀아준다고 하네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입양이 더 쉬운 걸로 아는데 굳이 한국아이를 입양했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이 교수 부부는 입양 결정을 내리고 나서 한중일 삼국의 아이중에 입양을 해야 겠다고 맘을 먹었답니다.
입양당시 중국에서 만든 나쁜 먹거리 때문에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등의 뉴스를 접하고 중국은 안되겠다 했답니다.
산모가 임신중에 어떤 것을 먹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군요.
그리고, 한국과 일본을 놓고 저울질(?) 하던 중 민족성 부분에 대해 자료조사를 하면서 두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됐다고 합니다. 자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을 공격하고 전쟁을 일으켜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적잖은 반감을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 공격적인 민족성향이 아이에게도 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까다로운 부부는 아이의 양친이 다 생존해 있는 아이의 입양을 원했다고 하네요. 말하자면 10대 미혼모는
안된다로 들리던데............... 이미 아이 넷을 둔 한국인 부부에게는 뜻하지 않게 찾아온 아이여서 입양기관에
의사를 전달했고 마침 입양을 원하던 이 부부에게 아이가 가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선택된 아이의 운명에 대해서 순간 많은 생각이 오고 가더군요. 경제능력이 좋은 교수부부에게 입양된 것이
잘됐다기 보다 좀 가난해도 친부모 밑에서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사는게 열번 백번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물론 그런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친부모에게도 사정은 있을테니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어른들의 결정에 아이의 운명이 이미 결정됐으니 이곳에서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맘만 가득했습니다.
제 눈빛을 읽은 보모가 이럽니다.'아이 부보가 아주 훌륭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들이니 이 아이를 잘 키울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니 걱정지 않아도 된다' 라구 아주 친절하게 얘기하더군요.
둘째딸과 비슷한 또래여서 그곳을 떠나가 전 보모가 허락해서 아이를 꼭 안아보았답니다. 그저 한국인이라는 핏줄하나로
이 아이에게 애틋하고 짠한 맘이 들더군요.
'입양'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외국으로 입양되는 아이들의 수가 줄어들었으면 하는 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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