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들...

일본친구들에게 김치를 알려주었어요.

모닝뷰 2010. 9. 8. 15:36

 제가 사는곳에 일본여자들이 많이 사는데 한국인은 저 혼자랍니다.

가끔 포트락 파티를 가면 저는 한국요리를 일본인 친구들은 일본식 요리를

해와서 함께 나눠먹고 했는데 몇몇 친구들이 제가 만든 김치를 맛있어하고

또 배우고 싶어해서 함께 김치담기를 했답니다.

 

서양식 요리와 달리 저울을 사용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양념을 넣던

제 방식이 이 친구들한테는 어려울 것 같아서 김치수업을 하기 일주일 전부터

세 번이나 김치를 담궈 봤답니다.

일정한 맛을 유지해야지 가르쳐 줄때도 떨지 않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지금 냉장고에 김치가 너무 많아요.ㅠㅠ

 

 왼쪽은 이날 담근 김치고 오른쪽은 한달 전에 담근 김치인데 사진상으로 별반 차이가 없어보이네요.

사실 저도 김치맛이 매번 조금씩 달라져서 이번 기회에 계량컵을 이용해서 양념을 넣는 방법으로 바꿨답니다.

 

 사진을 더 상세히 많이 찍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네요. 이 친구들이 한인수퍼에 파는 김치보다

맛있다고 하는데 한국산 배와 그리고 양파까지 듬뿍 갈아 넣으니까 시원한 맛도 나고

조미료 넣는 수퍼 김치보단 아무래도 약간은 더 낫겠지요.

 

 제가 사온 새우젓 맛이 그닥 좋지 않아서 교민들 사이에서 유명한 요 멸치액젓만 썼답니다.

다른 멸치액젓보다 짜지 않아서 좀 더 넣어주었어요.

예전에 김치 담글 때 실패한 이유가 아마도 액젓을 적당히 넣지 않아서 인 것 같아요.

 

 이 타운에서 막내격인 미사토....저희 집이랑 가까워서 더 친해졌어요.

무우를 채치라고 시켰는데 아주 잘 하고 있어요.ㅎㅎ

 

 케익 만드는 여자 아스코에요. 요즘 제가 제빵을 배우고 있는데 제 빵선생이랍니다.

이번 김치수업을 아스코는 공짜로 배우고 저는 지난 번에 빵을 공짜로 배웠답니다.

미사토는 향초 비지니스를 하고 있어서 저한테20불 가량의 향초를 주기로 했구요.

사실 쿨하게 그냥 가르치면 좋겠지만 미국서 한국요리 재료는 가격이 좀 세거든요.

 

 제가 들어갈 재료들을 영어로 다 써서 한장씩 줬는데 그걸 저렇게 얼굴 가리는 용도로...

이쁜데 왜 가리는지....ㅎㅎ

 

 이날 오이무침도 같이 가르쳤는데 앞뒤 뒤집어 가면서 열심히 적고 있는 학생들.....

 

 오이 무침이 완성된 사진이 보이네요.

 

 완성된 김치와 오이무침을 각자 가져갈 지퍼백이 나눠 담는 모습입니다.

 

 요렇게 한봉지씩 가지고 갔답니다.

전날 밤 준비하고 청소하느라 잠도 4시간 밖에 못잤네요.

그래도 점심쯤 김치가 완성되면 배고플까봐 김치찌개를 큰냄비로 끓였는데

점심도 아주 맛나게 잘 먹고 가주고 참 좋은 경험했습니다.

돈을 주겠다고 하는데 친구끼리 그러진 못하겠고 이렇게 물물교환으로

오늘의 수업이 끝났네요.

 

일본인에게 김치를 가르치는 경험....참, 흐믓하면서도 뿌듯한것이

살짝 애국한 느낌입니다.

고추장 불고기, 비빔밥, 잡채....등등 배우고 싶은 한국 음식이

너무 많다고 하는데 저도 따로 연습하고 공부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리고수님들의 지혜를 빌리고 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