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 한글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첫 학기와 두 번째 학기 까지는 지나의 한글 선생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답니다.
쓰는 걸 힘들어 하고 집중을 잘 하지 않는다고....
집에 와선 숙제도 안할려고 해서 저도 지나도 힘들었는데
이번 학기부턴 수업태도도 달라지고 집에 오면 자기 스스로 3일 정도
분량으로 나눠서 알아서 숙제를 하네요.
그동안 문제가 뭘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원인은 지나한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엄마인 저한테 있었다는 걸 알았답니다.
다른 부모들처럼 엄마아빠 둘다 한국인인 경우는 우리말 습득 능력이나 성취도가 빠르지만
지나의 경우는 엄마 혼자 집에서 우리말을 하니가 아무래도 우리말 배우는게
좀 더디겠지요. 그걸 이해 못하고 지나한테 다그쳤으니까요.
그리고, 집에선 한국 티비도 보지 않으니 그런 것도 큰 원인 중 하나였겠지요.
원래 한글 읽기 문제는 없이 잘 읽었거든요.
쓰기가 문제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이젠 불러주는 것도 잘 받아쓰고
수업 자체를 힘들어하지 않아서 맘이 놓인답니다.
모음과 자음을 다 아는데 덜렁이가 실수했네요.
'사자'도 안고쳤으면 맞았을 텐데.....
매주 토요일 하루 4시간씩 배운 실력치곤 괜찮지요.
지나가 받아온 점수도 중요하지만 왜 자신이 한글을 배워야 하냐고
더 이상 묻지 않고 자신이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에게서
태어났으니 한글과 영어를 다 배우는 게 맞다고 여기는 태도의 변화가
저에겐 더 큰 기쁨이자 감동입니다.
"엄마, 선새미(선생님)가 지나 잘했어.했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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