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들...

갑상선 수술한 일본친구를 위해 만든 촉촉한 캘리포니아롤

모닝뷰 2012. 6. 7. 16:19

 

일본 친구 유코가 얼마전에 한쪽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10년 전부터 갑상선 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기능을 상실한 갑상선 하나가 자꾸 커지고 있어서 제거해야 했다고 하네요.

 

목 절개 수술이 아닌 입 안으로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기에

10여일 유동식만 먹어야 하고 말도 잘 할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따른다고 하더군요.

 

수술 전날, 좋아하는 한국음식 실컷 먹으라고 정성껏 싼 김밥 5줄과 갈비 한접시를

만들어 주었는데 수술 후 고마웠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수술 후에 한 일주일간 유동식만 먹다가 서서히 딸기 같은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고 하길래

롤 같은 걸 밥을 좀 질게 만들어 싸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어 봤답니다.

 

제가 김밥을 너무 좋아하고 또 자주 싸다보니 캘리포니아 롤을 김밥처럼 만들었네요.

다 싸고 난 후에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누드롤처럼 반대로 만들어야 하는걸 깜빡했었답니다.

 

http://blog.daum.net/jinnamom/8113018

 

복사한 글을 클릭하면 제 글들 중 가장 인기있었던 롤 만들기가 나오는데

만드는 법은 여기를 보시면 됩니다. ㅎㅎ

'일식집 경력 3년의 일본인에게 롤 만드는 법 배우다.' 제목이 거창하지요.ㅎㅎ

 

 

왼쪽이 그때 만든 롤.....저렇게 만들었어야 했는데..ㅎㅎ

 

 

아무튼 롤을 만들 때 평소보다 밥지을 때 물을 좀 적게 넣어야 하는데

수술한 친구가 먹을 거니까 평소 먹는 밥처럼 물을 넣고 뜸 들이는 시간도 좀 더 길게 했습니다.

한 20분 정도.....

 

반대로 만든 어쨌든 정성은 듬뿍 들어간 촉촉한 캘리포니아 롤을 만들었습니다.

 

요건 제가 먹고.....

 

플라스틱 통엔 유코에게 보낼 걸 담았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급하게 만들다 보니 예쁘게 담아내진 못했네요.

 

촉촉한 롤과 딸기 한팩을 유코집으로 배달해주고 왔는데

오이가 단단해서 삼키기 힘들면 빼고 먹으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ㅎㅎ

 

수술 후 어느정도 회복된 유코가 저녁을 사겠다고 모 식당에서 만나자고 해서 같이 먹었는데

유코가 계산하기 전에 제 몫은 제가 빨리 계산했습니다.

 

종이가방에 담아온 걸 절 주면서 참 고마웠다고 하더군요.

평소 제가 맛있어 하던 걸 기억했다가 저 주려고 샀다고 하네요.

저 티는 계피향이 나는 건데 정말 제가 좋아하는 거랍니다.

 

아픈 친구를 위해 서툰 솜씨지만 요리하는 건 참 흐믓하지요.

뭘 바라고 한 건 아닌데 고맙다며 이렇게 선물을 받고 보니

친구의 마음이 전해져서 감동으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