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America

생일파티 선물을 현금으로 요구하는 미국인 엄마

모닝뷰 2012. 5. 30. 15:56

 

몇달 전에 지나가 프리스쿨(놀이방)에서 돌아와서 남자친구 얘기를 하길래

속으로 엄청 놀랬답니다. 당시 출장중이던 아빠와 통화할 때도 얘기해서 지나 아빠가

적잖은 충격을 받았는데 남자친구의 나이를 알고 나선 그냥 웃고 넘겼답니다.

 

지나가 만 5살 5개월, 지나의 남자친구 카터는 이제 막 만 4살이 되었습니다.

원래 3세 반이었던 카터가 4살이 가까워 올 무렵 일찍 4,5세 반에 들어왔는데

지나를 처음 본 날 부터 놀때나 책을 볼때, 간식 시간 조차 늘 지나랑 함께

하려고 한다고 지나 선생님이 얘기해주시더군요. 한마디로 첫눈에 반했다고....

 

 

미국와서 놀라웠던 일 중 하나는 생일 초대장을 반 전체 아이들에게 돌린다는 거였답니다.

제가 학교다닐 때만 해도 학생수가 많아서 그랬겠지만 친한 친구만 초대했었는데

여긴 한 달에 두 세번 생일 초대장을 받으니 참 난감하더군요.

 

카터 엄마는 좀 도도한 척 하는 여자더군요. 아들 학교에 데려다 줄 때도

다른 엄마들과 인사를 거의 하지 않고 물론 저한테도  쌩 했지요.

카터가 지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저한테 조금씩 말을 건네기 시작했는데

아들 생일이 다가오자 급 친절하기 시작하더군요.

 

지나 사물함에 담긴 카터 생일 초대장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생일 선물은 필요하지 않지만 선물을 하시길 원한다면 카터의 디즈니 월드 여행을 위해

현금으로 선물을 대신하면 고맙겠다는....'

 

같은 프리스쿨(놀이방) 친구들 생일 파티엔 한 번도 참석 안한 카터 엄마가

초대장을 돌렸는데 과연 얼마나 올까 싶었답니다.

저도 정말 안가고 싶은 생일파티 였지만 지나는 카터의 여자친구 라는 등의

말을 계속하면서 안갈수 없도록 압력을 넣더군요.

 

현금만 가져가면 카터 엄마는 좋아하겠지만 카터는 실망이 클 것 같아서

바지와 티셔츠 한벌 사고 지나가 골라온 미니카를 함께 포장해서 현금 10불을 넣어 갔습니다.

지나도 정말 가고 싶어하고 카터도 지나를 많이 기다릴테고 하니....

 

오후 1시 한글학교 끝나고 애들 데리고 고속도로 한참 운전해서 파티 장소 갔는데

정말 컵케익과 젤리, 식은 피자 몇조각 남아 있네요.

 

설탕 덩어리 젤리....

오후 2시 부터 4시 까지 파티 연다고 할때 벌써 눈치는 챘지만.....

생일 파티 하면서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기위한 파티를 여는 부모들을 보면 한심합니다.

 

자녀들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온 손님들에게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즐길 수 있게 준비하는 건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가 아닐까요.

 

지나 반 아이들 총 19명인데 그중 지나만 오고 나머지 친구들은 하나도

오지 않았더군요.

 

그런데 파티에 온 사람들을 보니 꽤  많은 아이들이 보여서 궁금했답니다.

 

바로 카터엄마의 친구 딸과 아들들....

더 놀라웠던 것은 2달 후에 있을 큰아들 생일파티도 함께 열었다네요.

큰 아들 유치원 반 아이들에게도 이름만 다른 초대장을 수십장 돌렸다고 생각하니.....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카터 가족이 다음 달 버지니아로 이사간다는 것입니다.

뿌린 것도 없으면서 이사가기전 거둘 건 다 거두고 가겠다는 심보 같습니다.

 

혜나가 카터보다 11개월 어린데 혜나가 더 크군요. 이것도 놀랍습니다.

 

식은 피자도 떨어지고 애들을 밖으로 보내서 놀게하고 비눗방울을 누군가 불어주네요.

 

오늘 지나 학교 데려다 주면서 카터 엄마가 고맙다면서 감사카드를 주는데

열어보니 카터가 이사갈 버지니아의 새집 주소가 있네요.

지나한테 쓴 글의 내용은 그림이나 가터와 공유하고 싶은 뭔가가 있으면

이 주소로 보내달라는.....ㅠㅠ

선물하는 거 좋아하고 주고 후회하는 사람은 아닌데 정말 후회가 되더군요.

 

저 오늘 제 블로그에 이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스트레스 엄청 쌓일 것 같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