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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경보에도 침착한 미국인들

모닝뷰 2013. 1. 5. 17:09

 

겨울 방학인데 아이들을 데리고 가본 곳이 많지 않아서 어딜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어린이 박물관이라고 하더군요.

금요일이니까 덜 붐빌 것 같고 날씨도 화창해서 나가면 좋겠다 싶었답니다.

도착한지 한 시간이 채 안됐을 때 저는 애들 간식을 가지러 캐비넷 쪽으로 갔을 때

화재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애들은 아빠와 같이 있었는데 그냥 오작동 일거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걷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줄을 지어서 건물 밖으로 나가고 있었답니다.

 

정말 불이구나 싶어서 애들 있는 쪽으로 가보니 벌써 나갔다고 하더군요.

파란 옷을 입은 아저씨가 확성기로 사람들에게 큰일 아니니까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달라고....

 

연기가 나는 곳도 없으니 화재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소방서에 자동으로 연락이 갔으니

소방관들이 확인 후 화재 경보기를 끌 것이라고 하더군요.

완전히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소방관이 경보기를 끄는데 그 전엔 누구도 끌 수 없다고....

 

애들한테.....화재 경보가 울리면 이렇게 어른들을 따라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설명도 하시네요.

 

경보기 울린지 5분 만에 소방차가 도착했습니다. 보통 화재로 판단되면 3,4대가 기본으로 오던데

한대만 온 걸로 봐선 경보기 오작동인 것이 소방관들에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

 

찰흙 만들기 하던 애들도 처음엔 놀랐다가 어른들의 동요가 없으니까

다시 유쾌해졌습니다.

 

저는 화재경보에 사람들이 밖으로 줄지어 나갈때 정말 불이구나.....

하고 약간 허둥댔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정말 침착해서 놀랐답니다.

맘 속으로 "몇달 만에 왔는데 왜 하필 내가 온 날 불이 난거야."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구요.

 

소방관 아저씨가 화재경보기를 끄고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그곳을 떠났답니다.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면서....

 

 

어린이 고객이 대부분인 어린이 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어린이가 희생될 수도 있겠지요.

20여명의 진행요원들은 화재경보에 놀란 아이들을 진정시키면서 밖으로 나가게 했고

어른들도 내아이 뿐 아니라 남의 아이들도 챙기면서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사고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